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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ife+문화

아날로그 미국 문화 '수표(체크)'-재미있는 이야기

by 미영이 오빠 2024. 3. 17.

미영이(미국영어)오빠입니다.

유달리 바쁜 하루가 있습니다. 그런 날 통여사(Chubby ma'am)는식료품점(Grocery)에서 뭔가를 사야될 일이 생기셨는데 마음이 급해서 빛 보다 빠른 속도로 식료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빠른 스캔 후 짧은 계산줄에 무사히 안착하셨죠.  

통여사 앞에 딱 두분만 계셨는데 한분 마저도 계산을 끝나고 다음 한분만 대기줄에 서 있어 그녀의 계획대로 다 진행되었습니다.  통여사 바로 앞에 한분은 나이 지긋한 백인부인이셨고 그 분 차례가 되자 주섬주섬 그녀의 품에서~ 볼펜과 Check  Book을 꺼냈셨다고 합니다. 계산원은 그 부인에게 그녀가 지불해야 할  물건 값을 알려줬고 부인은 자신이 꺼낸 수표장에 금액을 쓰기 시작하셨는데 문제는 귀도 잘 안들린 탓에 산원에게 금액을 여러번 확인하고 ,볼펜 똥 한번 닦고 또 물어보고 또 볼펜 똥 닦고..

천천히 , 한줄 한줄 금액을 눌러 쓰신 후 모든 절차가 끝나서야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수표 한장을 찢어서 계산원에게 넘겨줬다고 합니다.

통여사의 경험처럼 슈퍼마켓에서 수표 사용은 '다른 고객의 눈총을 받기 십상'입니다.   

오늘은 '신기한 미국 문화 수표(Check)'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1. 미국 수표(체크):

  • 미국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면 통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수표장/수표 묶음 (Check Book)을 줍니다. Check Book은 수표 따발이며 수표는금액과 정보를 상황에 맞게 빈칸에 기재해 사용하는 백지입니다. 수표 안에는 수표를 받는 사람의 이름 (수취인), 표 금액(숫자로 기재된 금액을 적고 그 금액을 글로 다시 기재) 등이 있습니다.
  •  이 수표를 들고 간 고객이 본인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거나 지불하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 이때 은행이 수표 또는 체크를 처리하고, 수표의 금액이 발행인의 계좌에서 수취인의 계좌로 이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일이 소요됩니다. 이 처리 시간을 'Clearing Time(청산 시간)'이라합니다.
  • 또 수표는 제3자에게 지불할 수 있도록 양도를 허용(ENDORSE HERE) 기능이 있습니다. ' ENDORSE HERE' 서명란은 수표 뒷쪽에 위치하며 'ENDORS'는 "승인하다" 뜻으로 이곳에 수표의 양도를 받는 사람의 이름을 서명합니다. 이 서명을 통해 수표를 받는 사람은 자신이 수표의 정당한 소유자임을 인정하고, 그것을 현금화 또는 입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2. 미국 수표(체크) 기원:

  • 중세 유럽의 약속어음/신용장 (Letter of credit)이 미국 수표의 원형이라 볼 수 있습니다.
  • 중세 시대에는 상인들이 돈을 운반하고 보관하는 것이 어려웠기때문에 대신 은행이나 금융 기관 돈을 맡기고, 상인이 필요할 경우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 18세기 말영국에서 체크가 더 널리 사용하다 미국에 도입되었습니다. 19세기 중반 미국은 상업이 발달하면서 체크가 일반화되었습니다.
  • 현재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수표는 널리 이용됩니다. 월급, 부동산 렌트비 지불, 유틸리티(전기,수도,가스 요금) 등 신용카드처럼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3. 왜 여전히 수표(체크)을 사용할까:

  • 미국은 기본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높은 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수표는 수수료가 없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미국은 계좌이체가 우리나라와 만큼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체크는 계좌이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미국 문화 중 하나입니다.

출처: 사진 Johnny chang

수표가 20세기 유물로 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세금납부, 임금 지불, 물건 대금, 부동산료 지불 등 많은 곳에서 사용률이 높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여러분은 미국 수표 사용 방식의 아날로그 시스템을 낡고 불편한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재미있는 수표의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만약 어떤 이유로 디지털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은행이 문을 닫는다면 어떨까요?  수표는 워낙 아날로그 방식이라 이런 비상사태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선 언급한 수표뒷쪽에 서명할 수 있는  ENDORS HERE 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표를 들고 은행에 가 현금으로 바꾸지 못하는 경우,  체크 뒷면에 양도할 사람의 이름을 적어 현금처럼 주고 또 다른 사람은 다음 사람에게....이렇게 사용하면 되는 겁니다. 

아날로그 시스템이 멋지게 화폐의 수단으로서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디지털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은행이 문을 닫는 시간이 길다면 양도자 이름을 적는 부분이 아주 길어져 종이를 이어 계속 양도자의 이름을 쓰는 웃긴 일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오늘은 '신기한 미국 문화 수표(Check)'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